[칼럼] 자도 자도 풀리지 않는 ‘피로’, 질환의 증상일 수 있다

도움말: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 경희궁전한의원 장호기 원장 

“몸이 무겁고, 축축 쳐지며 땅으로 꺼질 것 같아요”, “아무리 자도 피곤하고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어요”, “집중도 잘 안되고 머리가 멍해요”, “머리가 맑지 못하고 안개가 낀 것처럼 뿌연 느낌이에요”.

피로에 대해 사람들이 각각 느끼는 신체 및 정신 증상은 매우 다양합니다. 아무리 자도 잠이 쏟아지는가 하면 축축 쳐지고 땅으로 꺼질 것만 같기도 하고, 없던 우울감마저 들기도 합니다. 아무리 좋다는 건강기능식품, 홍삼, 비타민을 먹어봐도 잠시뿐, 가실 줄 모르는 피로와 권태감이 어깨를 짓누를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삶의 질 뿐만 아니라 업무, 인간관계 등 사회적 관계까지 영향을 끼칠 수 있는 피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피로(fatigue)란?
의학상으로 피로란 에너지가 고갈되어 지치고 탈진된 느낌을 말합니다. 강도 높은 운동 등과 같은 무리한 신체활동, 정신적 압박감, 지나친 업무강도 등으로 인해 고갈된 에너지가 휴식 등으로 회복이 일어나지 않아 비정상적으로 기운이 없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만일, 평소보다 낮은 강도의 활동이나 일을 한 후나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에도 피로가 느껴질 경우,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피로의 경우에는 병적인 피로 상태로 기저질환에 대한 체크가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피로의 증상은?
피로의 정도는 가벼운 증상에서부터 완전한 탈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피로 자체가 환자의 주관적 호소에 의거해 파악될 수 밖에 없으므로, 피로 자체의 진단 기준은 없습니다.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피로는 운동, 수면부족, 식사 등 일상생활 속 불균형으로 나타나는 생리적 피로로 기저질환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휴식을 취하면 어느정도 완화됩니다. 그러나 기저질환에 의한 이차성 피로의 경우 추가적인 증상과 징후를 통해 기저질환을 감별하고 그에 맞는 원인질환 치료가 우선시 되어야 합니다.



특히 응급처치가 반드시 필요하거나 검사가 필요한 피로의 적신호로는 ①휴식 또는 수면으로도 회복이 안되고 피로 때문에 일상생활에 지장 발생하거나 ②병색을 보이고 ③설명할 수 없는 체중감소가 나타나는 것입니다.

또 ④항문 출혈이 나타나고 ⑤만성 기침·호흡곤란·객혈과 ⑥연하곤란 및 점점 악화되는 소화불량, ⑦유방 종괴, 폐경 후 나타나는 질출혈, 2cm 이상의 단단한 비압통성 림프절(점차 커짐, 특히 쇄골 위, 겨드랑이 부위 발생), ⑧국소 이상 소견 등도 위험 신호이므로, 응급처치 및 검사가 필요합니다.

치료는 어떻게?
치료는 생리적 피로와 이차성 피로에 따라 구분됩니다.

생리적 피로는 적절한 수면(낮잠의 경우, 이른 오후 1시간 이내)과 운동(운동을 통한 에너지량 증가)을 통해 치료합니다. 특별한 원인이 없음에도 수면과 휴식으로 회복되지 않는 만성피로증후군일 경우 침과 한약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차성 피로는 원인질환을 치료 또는 원인물질을 제거함으로써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원인질환 치료 역시 침과 한약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이차성 피로의 경우 단순한 휴식보다는 유산소 운동(매일 30분, 걷는 정도의 운동), 요가 등이 도움이 됩니다.

바쁘고 일상생활에 지친 현대인들을 위한 건강보조식품이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너무도 많은 종류의 건강기능식품들이 시장에 나와 있는 상황이고, 그만큼 내 몸이 필요로 하는 식품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이게 좋다더라’, ‘저게 좋다더라’는 식의 카더라 통신에 의지해 불필요한 식품을 섭취하는 지경에 까지 이르렀습니다.

요즘들어 무기력함과 피로감, 권태감을 느끼신다면 천편일률적인 피로회복기능 식품에 의존하기보다는 내 몸에 대한 정확한 진단으로 필요한 치료만을 받을 수 있도록 한의사의 도움을 받아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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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이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