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시기에는 호흡기 건강 관리에 각별한 유의가 필요하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국내 폐렴 환자 수는 매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2024년 한 해 동안 발생한 환자 수는 약 188만 명으로 5년 전인 2020년에 비해 115%나 급증했다. 이러한 추세 속에서 당뇨병이나 심혈관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 폐렴은 단순한 감염병을 넘어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합병증이 될 수 있다.
기저질환자들에게 폐렴이 유독 위험한 이유는 질환별로 신체의 방어 체계가 이미 약해져 있기 때문이다. 우선 당뇨병 환자의 경우, 고혈당 상태가 면역 세포인 백혈구의 기능을 무력화시켜 폐렴 발생 위험을 일반인보다 3배 이상 높다. 혈액 속 높은 포도당 농도는 세균이 성장하기 좋은 환경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염증 반응으로 인한 인슐린 저항성 상승과 혈관 손상까지 겹쳐 치료를 더욱 어렵게 만든다.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환자나 심장질환자 역시 매우 취약하다. COPD 환자는 세균을 밖으로 밀어내는 섬모 기능이 저하되어 폐렴 위험이 최대 7배까지 치솟으며, 이미 떨어진 폐 기능 탓에 호흡부전으로 급격히 진행될 위험이 크다. 심장질환자의 경우 폐에 혈액이 정체되고 부종이 생기면서 외부 미생물에 대한 저항력이 낮아져 감염에 쉽게 노출된다. 또한, 만성콩팥병 환자는 노폐물 축적으로 전신 염증 조절 능력이 떨어져 중증 패혈증으로 이어지기 쉽고, 신경계질환자는 삼킴 근육 저하로 인한 흡인성 폐렴의 위험이 매우 높다.
기저질환자에게 폐렴은 폐라는 특정 장기의 문제를 넘어 전신 질환으로 확산된다. 폐에서 시작된 산소 부족과 염증 반응은 이미 약해진 심장, 신장, 뇌 등 다른 장기에 연쇄적인 타격을 입혀 '다장기 기능부전'을 유발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2~3배 이상 높아지게 되며, 회복 후에도 장기적인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다.
따라서 기저질환이 있는 환자들은 겨울철에 나타나는 기침이나 가래를 단순한 감기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적절한 처방에도 증상이 3~4일 이상 지속되거나 평소보다 숨이 더 차고 몸살 기운이 심하다면, 즉시 호흡기내과를 방문하여 흉부 X선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폐렴은 조기에 진단하여 항생제 치료를 시작하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는 만큼, 철저한 위생 관리와 예방접종을 통해 중증 진행을 막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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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