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환절기 일교차 주의보!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는 일교차가 커져 혈압 변동이 심해지면서 뇌혈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시기이다. ‘머릿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는 뇌동맥류 파열 위험도 특히 높아진다.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장동규 교수와 함께 뇌동맥류의 위험성, 조기 진단의 중요성, 그리고 발전된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Q. 환절기에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특히 높아지는 이유는?
A. 흔히 뇌출혈이 겨울철에 많다고 알려져 있지만, 뇌동맥류 파열은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특히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일교차가 커지면 혈압이 급격히 변동하고, 실내외 온도 변화로 혈관이 갑자기 수축하거나 이완하면서 뇌혈관이 취약해지고 뇌동맥류 파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절기에는 평소 혈압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Q. 뇌동맥류란 어떤 질환이며, 왜 ‘머릿속 시한폭탄’이라고 불리나?
A. 뇌동맥류는 뇌혈관 일부가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파열되면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매우 위험한 질환이기 때문에 ‘머릿속 시한폭탄’으로 불린다. 실제로 파열될 경우 약 30%의 환자가 병원 도착 전후로 사망에 이를 만큼 치명적이며, 목숨을 건지더라도 절반 정도만 일상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심각한 후유증을 남긴다.

Q. 뇌동맥류의 파열 전 증상이나 전조 증상은?
A. 안타깝게도 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특별한 증상이 없어 미리 알아채기가 매우 어렵다. 전조 증상 없이 진행되다가 혈관이 터지면 망치로 얻어맞은 듯한 극심한 두통과 함께 뇌출혈이 발생한다. 목이 뻣뻣해지거나 의식을 잃는 등 중증 증상으로 이어지므로, 갑작스러운 극심한 두통이 발생하면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Q. 진단 방법과 권장 검진 대상은?
A. 뇌동맥류는 파열 전에 미리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뇌혈관 CT나 MRI, 조영제를 활용한 뇌혈관 조영술 검사로 진단할 수 있다.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40대 이상이거나 고혈압, 흡연 등 위험 인자가 있는 경우, 최소 10년에 한 번은 뇌 MRI나 CT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가족 중 뇌동맥류 환자가 있거나 평소 없던 심한 두통을 경험한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여 예방적 검진을 받는 것이 적극 권장된다.

Q.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하면 예후는?
A. 조기에 발견하여 파열 전에 치료만 한다면, 환자의 약 90~92%는 정상 생활이 가능할 정도로 완치에 이를 수 있다. 즉, 파열 전에 찾아내 치료한다면 뇌동맥류는 더 이상 두렵기만 한 불치병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Q. 뇌동맥류의 치료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A. 과거에는 머리를 여는 수술이나 코일 색전술 정도에 국한되었지만, 최근 의료 기술 발전으로 다양한 최신 치료법이 도입되어 환자의 상태에 맞춘 개별 치료 선택이 가능해졌다. 뇌동맥류의 크기, 위치, 모양 및 환자의 전신 상태에 따라 치료법을 결정하며, 여러 기법을 병행하여 성공률을 높일 수도 있다.

대표적인 치료법은 코일 색전술, 클립 결찰술, 뇌동맥류 내 메쉬장치, 혈류변환 스텐트 등이 있다.

코일 색전술은 카테터를 뇌동맥류까지 삽입하여 아주 얇은 백금 코일로 내부를 채워 혈류를 차단하는 시술이다. 머리를 열지 않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클립 결찰술(최소침습 개두술)은 부풀어 오른 뇌혈관의 목 부분을 티타늄 클립으로 묶어 혈류를 차단하는 전통적인 방법이다. 최근에는 3~4cm 정도만 절개하는 최소 침습 수술 기법이 도입되어 환자 부담을 줄였다.

뇌동맥류 내 메쉬장치는 그물망 형태의 작은 금속 기구를 넣어 혈류를 차단하는 치료로, 분지부 뇌동맥류 등에 효과적이며 시술이 비교적 간단하다. 특수 스텐트를 설치하여 혈액이 동맥류 내부로 흐르지 않도록 유도하고 혈전을 유발하여 혈관을 보호하는 혈류변환 스텐트(Flow Diverter)는 주로 직경이 10mm 이상이거나 목이 넓은 동맥류, 재발한 경우에 사용된다.

Q. 뇌동맥류 예방을 위해 평소 관리해야 할 생활 습관이나 수칙은?
A. 치료와 더불어 고혈압, 흡연, 과음 등 뇌혈관 손상을 유발하는 요인을 관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환절기에는 혈압 관리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평소 혈압이 정상이라도 아침과 저녁으로 자주 측정하고, 평균 혈압이 160mmHg 이상으로 오르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가족력이나 만성 두통이 있는 경우에는 전문의와 상담하여 뇌혈관 검진을 미리 받는 것이 안전하다.

Q. 마지막 조언 한마디
A. 건강관리와 정기 검진을 통해 ‘머릿속 시한폭탄’이라 불리던 뇌동맥류도 이제는 충분히 통제하고 치료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환절기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을 갖고 조기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는다면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위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