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건 함부로 못 버리면 ‘저장장애’?...저장강박증 자가진단법

▲ 출처=게티이미지뱅크

지난 21일 채널A 예능 프로그램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 출연한 배우 이창훈이 물건과 음식을 못 버리는 ‘저장강박증’ 증상을 보여 화제가 됐다.

‘저장장애’로도 불리는 저장강박증이란 다양한 물건을 과도하게 수집해 저장하는 것에 대한 집착을 보이는 질환이다. 저장강박증 환자들은 물건을 충분히 사용했음에도, 혹은 사용하지 못했더라도 오랫동안 버리지 않고 저장해두는 행동을 보인다. 저장강박증은 성인의 2~5% 정도에서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추억이 담긴 물건을 쉽게 버리기 어려운 건 누구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내가 모아둔 물건이 집 내부에 큰 비중을 차지하거나, 이 때문에 누군가와 마찰을 일으킨다면 이는 일상생활에 지장이 되는 ‘질병’ 수준으로 볼 수 있다. 과거에 저장장애는 강박장애의 한 유형이었으나 현재는 별도의 질환으로 구분된다.

저장강박증의 주요 증상은 다음과 같다. 아래의 7개 문항 중 4개 이상 해당된다면 저장강박증 성향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저장강박증 자가진단
1. 집안에서 특히 내 주변이 어수선하다
2. 사용하지 않고 모으기 위한 물건을 3개 이상 갖고 있다
3. 물건을 버릴 때 괴로움이 크다
4.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지만 미리 구매해놓는 편이다
5. 태그를 떼지 않은 옷을 10벌 이상 갖고 있다
6. 물건을 의인화해서 생각한다
7. 1+1이나 무료로 주는 물건은 필요하지 않아도 꼭 받아 온다

저장강박증을 진단받거나 치료받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간혹 매체를 통해 소개되는 쓰레기집 사연과 같이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면 증상을 자각하는 것조차 어려울 수 있다. 만약 위의 자가진단을 통해 저장강박증 성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경우, 전문가 상담을 진행해볼 것을 권장한다.

가까운 가족과 지인들의 애정 어린 도움도 필요하다. 타인과 관계 형성이 어렵거나 애정 결핍으로 인해 저장강박이 유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간관계에 대한 결핍이 사물에 대한 강한 애착으로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타인과 관계 형성이 원만하게 진행된다면 이러한 증상은 자연스레 없어질 수도 있다.

또 유년 시절에 겪은 상실감, 고통 등의 트라우마로 인해 저장강박증이 발현되기도 한다. 트라우마를 잊고 심리적인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물건을 계속 모으는 증상이 생기는 것이다.

저장강박증의 원인으로 뇌 기능의 문제를 꼽기도 한다. 물건을 버릴지 말지 의사결정하는 능력과 관련된 전두엽 부위의 기능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아울러 치매 증상의 하나로 동반되기도 한다.

저장강박증 환자들은 물건마다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해, 마치 내 추억을 버리는 것 같아 쉽게 버리지 못하겠다며 고충을 표현한다. 하지만 비워야 채울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건을 버리기 전에 사진을 찍어두고 생각날 때마다 들여다보는 방법도 좋다. 소중한 추억은 마음과 머릿속에 영원히 간직할 수 있음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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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