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연구팀, '코로나19' 중증도 결정 인자 발견…"치료제 개발 기대"

▲ 이흥규(왼쪽) 교수, 박장현 석박사통합과정 [출처=카이스트]


그간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증상이 사람마다 달라 중증도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원인 물질이 발견되면서 치료제 개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KAIST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팀은 코로나19 중증 환자와 경증 환자를 쉽게 판별할 수 있는 바이오 마커(표시물)를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연구진은 세균이나 곰팡이 감염 등에 대응하는 면역세포인 '호중구'와 면역반응 억제 호르몬으로 알려진 '당질코르티코이드'의 연관성을 통해 코로나19 중증도를 결정하는 인자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호중구'는 혈액의 전체 백혈구 중 50~80%로 구성돼 있다. 호중성 백혈구가 체내에서 이물질을 감지하면 건강한 조직 세포가 손상되기 전에 침입자를 먹어치우는 작용을 수행해 이물질을 제거한다. 과하게 활성화되면 주변 조직을 손상시킬 수있다. 

‘당질코르티코이드’는 콩팥 근처 부신에서 생성되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의 일종으로 덱사메타손 등이 잘 알려진 약물이다. 다양한 신체 기능 조절에 관여한다.

연구팀은 생물정보 관련 공공 데이터베이스인 유전자 발현 옴니버스에서 코로나19 감염 경증·중증 환자의 기관지 폐포 세척액에 존재하는 단일세포 전사체 유전 정보를 분석했다.

그 결과 중증 환자들은 폐 조직 상피세포에 심한 손상이 있음을 발견했고, 이는 호중구 유입과 연관이 있음을 밝혔다. 연구진은 “그동안 곰팡이나 세균 감염에서만 중요성이 알려졌고 바이러스 감염 시에는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알려지지 않았던 호중구의 과활성화로 인해 중증 코로나19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중증 환자의 폐조직에 유입된 호중구들은 항바이러스 면역에 관련된 유전자 발현은 낮았지만, 과도한 염증을 유발하는 유전자들의 발현이 유도돼 폐 조직 손상을 야기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흥규 교수는 “덱사메타손 등 글루코코르티코이드 억제제를 활용해 코로나19 중증도를 개선할 치료제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면역학 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이뮤놀로지'(Frontiers in Immunology) 지난달 28일 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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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재회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