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년 만의 기록적 폭우, 만성질환자 건강관리 주의 必

▲ 사진=헬스위크DB

서울에 기상 관측 115년 만에 가장 많은 비가 내렸다. 10분 만에 차오른 빗물은 삶의 터전은 물론 건강을 위협하고 있으며, 비는 전라권과 경상권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처럼 폭우로 인해 한반도 전체가 긴장 상태인 가운데, 각종 수인성 전염병과 일사량 부족으로 인한 각종 세균 증식으로 건강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장마철과 같이 비가 많이 내리는 시기에는 공기 중 습도가 높아 땀의 증발이 원활하게 일어나지 못하므로 체온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체온 조절에 이상이 오면 내분비계통이나 신경계통에 균형이 깨지고 대사 능력이 떨어지며, 면역력의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질병에 걸리기 쉽다.

대전을지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오한진 교수는 “여러모로 질병에 노출될 수 있는 조건들이 충분한 시기이므로 당뇨나 고혈압, 천식 등 만성질환자들은 건강관리에 특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더불어 일조량이 감소하면 눈을 통해 들어오는 빛이 줄어들어 뇌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나고, 이것이 수면 및 진정작용을 유도해 침울한 기분이 들 수 있다. 또 외출이나 나들이에 제한을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갑갑함을 느낄 수 있고, 불쾌지수도 높아져 누구나 쉽게 짜증을 내게 된다. 이럴 때는 적당한 냉방으로 실내온도와 습도를 낮추고, 낮에도 환하게 불을 켜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온다습한 환경이 지속되면 식품이 쉽게 변질되고 각종 세균 등이 급격하게 증식하기 때문에 식중독에 걸리기가 쉽다. 식중독 예방을 위해서는 익히지 않은 음식을 피하고, 남은 음식물은 실온에 방치하지 않도록 한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음식이라 하더라도 시일이 경과하면 역시 식중독의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한 번에 먹을 만큼씩만 조리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도마는 마지막에 뜨거운 물을 끼얹어서 세균 번식을 막고, 행주는 자주 삶아서 사용한다. 정수기 물이나 약수 대신 포장된 생수나 끓인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더불어 개인위생 관리에 철저를 기하는 것이 좋다.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바로 ‘손 씻기’다. 손에 붙어 질병을 일으키는 일시적인 집락균(세균)은 비누나 단순한 물로만 씻어도 쉽게 제거된다. 그러므로 평상시에도 수시로 손을 깨끗하게 씻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

장마철에는 집안 곳곳에 기생하는 곰팡이들로 골치를 앓는다. 곰팡이는 그 자체보다 번식할 때 공기 중에 퍼지는 포자가 위험하다. 포자는 매우 미세해서 우리 호흡기로 흡입되어 각종 기관지염, 알레르기, 천식 등의 원인이 된다. 어린이의 경우 기관지 자극에 의해 수시로 잔기침을 할 수 있다.

가정에서 곰팡이와 포자의 증식을 막기 위해서는 실내 공기 중 습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 중간 보일러를 켜서 바닥을 말리는 것도 습기를 없애는 방법 중 하나다.

또 피부가 습한 상태로 장기간 있게 되기 때문에 세균이나 곰팡이 번식에 좋은 조건이 될 소지가 있다. 오 교수는 “가장 문제가 되는 피부질환은 발가락에 생기는 무좀과 사타구니의 완선, 몸통이나 두피의 어루러기 등 곰팡이 질환”이라며 “특히 당뇨 환자의 경우는 무좀 같은 곰팡이성 질환이 잘 낫지 않으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습도가 높아지면 피부에서 느끼는 불쾌감으로 지나친 냉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자칫하면 냉방병에 걸릴 위험이 커지므로, 냉방보다는 환기에 중점을 두고 찬바람이 직접 몸에 닿지 않도록 한다. 밤에는 찬물로 샤워하는 것보다 미지근한 물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되며, 아무리 덥더라도 잠잘 때에는 배를 덮어 체온을 유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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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