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기록, 취업·진학 시 불리하다?"...우울증 치료에 대한 5가지 오해

▲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대표원장 
최근 3년 여간 우리를 괴롭힌 COVID-19 바이러스 탓에, 우리들의 몸과 마음은 더욱 황폐화되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해가 갈수록 우울증을 경험하는 이들이 점차 늘어나며, 우울증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병이 됐다.

보건복지부에서 시행한 2021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성인 중 1/4은 정신건강의 심각한 문제를 경험하지만, 정작 이에 대해서 치료를 받는 이들은 12.1%밖에 되지 않았다.


우울증은 있지만 아직 정신건강의학과로 향하는 문턱은 높다는 걸 알 수 있는 통계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강남푸른정신건강의학과 신재현 대표원장에게 흔히 오해하는 우울증 치료에 대해 물어봤다.

Q. 정신건강의학과는 약만 처방하는 곳인가?
A. 정신건강의학과는 약만 처방하는 곳은 아니다. 정신과적 문제에 대한 평가와 치료를 함께 하는 곳이며, 그 치료에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 두 가지가 있다.

대표적인 비약물치료로는 우울증, 공황장애 등에서 행하는 인지행동치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최근에 효과를 입증받고 있는 수용전념치료 등이 있다. 한 가지 치료보다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 두 가지를 함께 병합하는 것이 공황장애, 강박증, 우울증 등에서 입증된 치료 방법이다.

Q. 우울증 약을 복용하게 되면 오래, 혹은 평생 복용해야 하나?
A. 아니다. 물론 정신건강의학과 교과서에 약을 끊는 정확한 시기는 정해져 있지 않기에, 약을 중단하는 데 정확한 시점이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정신과 약은 증상의 경과를 보며 적절한 수준에서 감량하는 것이 원칙이며, 만약 충분한 기능이 잘 유지된다면 약을 끊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정신과 약 또한 다른 질환에서 사용하는 약과 마찬가지로 증상이 충분히 사라지고 나면 중단할 수 있다.

Q. 우울증 약은 내성이 생기고, 오래 먹으면 몸에 이상이 생기나?
A. 내성이 생긴다는 것을 바꿔 말하면, 약이 몸에 적응된 상태와 같다. 내성이 생기는 가장 흔한 원인은 남용이다. 즉, 관리나 감독 없이 효과를 얻기 위해 2알, 3알, 그리고 4알, 무분별하게 점차 개수를 늘릴 때 내성이 생긴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주기적인 진료를 받으면서 약을 조절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내성을 걱정할 이유는 전혀 없다.

장기적인 정신과 약의 사용에 있어 정설은 없다. 현재 사용한 약이 노년기에 치매나 뇌혈관 질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한데, 굉장히 많은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에 정확한 예측을 할 수는 없다.

Q. 정신과 기록이 남으면 회사 취업이나 진학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나?
A. 도시 괴담에 가까운 이야기다. 정신과 기록이 있다고 해서 사기업이나 학교에서 우리의 병력을 모조리 다 조사하거나 볼 수는 없다. 세세한 기록이나 내용을 다 들여다볼 수 있는 권리가 그들에게는 없다. 또한 병원에서 타인에게 자신의 진료 기록을 주는 것은 불법이다. 무엇보다 여러 요소들 중에서 최우선에 둬야 할 것은 바로 우리의 건강이 아닐까?

Q.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 보험 가입이 어렵나?
A. 이 또한 과장된 정보다. 기본적으로 내과 등에서 진단받은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의 진단 또한 보험 가입 시 그 정도를 심사하는 과정이 존재한다. 정신과에서 진단받은 우울증, 공황장애 또한 그러하다. 정신과 질환이라 해서 무조건 보험 가입을 제한당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는 각 회사의 방침이나 보험 상품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니 보험 회사에 문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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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