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의지의 문제 아닌 ‘대사 재설계’의 문제”

▲ 명지병원 이민경 교수 
새해 달력을 넘기며 굳게 다짐했던 다이어트 결심이 작심삼일로 끝나거나, 오히려 체중계 숫자가 늘어나는 경험은 누구에게나 고통스럽다. 하지만 노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다이어트의 ‘방향’이 잘못되었기 때문일 수 있다. 단순히 굶고 뛰는 고전적인 방식은 이제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을 망가뜨리는 독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명지병원 대사비만/GLP-1 클리닉 이민경 교수(내분비내과)와 함께 실패 없는 건강한 다이어트에 대해 알아본다.

Q. 최근 국내 비만 현황은 어떤가?
A. '2025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 비만율은 2016년 27.9%에서 2025년 35.4%로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해왔다. 이제 성인 3명 중 1명은 비만인 셈이죠. 비만은 단순한 외형의 문제가 아니라 고혈압, 당뇨, 심혈관 질환을 일으키는 명백한 '질병'으로 접근해야 한다.

Q. 살을 빼기 위해 무조건 굶거나 격렬하게 운동하는 방식이 왜 위험한가?

A. 체중계 숫자만 줄이려고 급급하면 우리 몸의 대사 시스템이 망가진다. 무리한 단식이나 고강도 운동은 근육 손실을 초래하고, 이는 곧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어진다. 결국 조금만 먹어도 살이 찌는 체질로 변하게 되어 필연적인 '요요 현상'을 부르게 된다. 건강한 다이어트의 목적은 내 몸의 대사를 건강하게 재설계하는 것이어야 한다.

Q. GLP-1 기반 치료제인 '위고비'나 '마운자로' 등은 어떤 원리이며, 누구나 사용해도 되는 건가?
A. GLP-1 치료제는 뇌의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억제하고 체지방을 감소시킨다. 심혈관 질환 위험까지 낮추는 효과가 입증되어 비만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받는다. 하지만 만능은 아니다. 보통 체질량지수(BMI) 30 이상이거나, 27 이상이면서 당뇨나 고혈압 같은 대사 질환을 동반한 경우에 처방을 권고한다. 개인마다 부작용이 다를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진단과 가이드가 필요하다.

Q. 열심히 관리하는데도 살이 빠지지 않는 이유는 단순히 의지가 부족해서일까?
A. 절대 그렇지 않다. 만약 체계적인 관리에도 변화가 없다면 '이차성 비만'을 의심해봐야 한다. 갑상선 기능 저하증, 쿠싱 증후군, 다낭성 난소 증후군 같은 호르몬 이상이나 특정 약물 부작용 때문일 수 있다. 이럴 땐 일반적인 다이어트로는 해결이 안 된다. 정체기가 비정상적으로 길다면 전문 검사를 통해 체내 대사 질환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Q.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이고 건강한 다이어트 방법은?
A. 세 가지만 기억하면 된다. 먼저, ‘식사 순서 바꾸기’이다. 채소, 단백질, 탄수화물 순으로 먹는 식이섬유 우선 식단(Fiber First)을 실천하는 것이 좋다. 혈당 스파이크를 막아 지방 축적을 억제한다. 두 번째는 ‘근육 보존’이다. 근육은 우리 몸의 지방 태우는 공장이다. 수치보다 근육량을 지키는 데 집중해야 요요를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수면’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 조절 호르몬인 그렐린과 렙틴의 균형이 깨진다. 잘 자는 것만으로도 식욕 조절이 쉬워진다.

Q. 마지막으로 다이어트에 도전하는 분들에게 조언 한마디.
A. 비만은 다양한 원인이 얽힌 질환이다. ‘적게 먹고 많이 움직여라’라는 단순한 조언이 누구에게나 정답은 아닐 수 있다. 일상 속의 작은 습관 변화부터 시작하되, 필요하다면 전문가의 의학적 도움을 받아 건강한 감량 궤도에 진입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올해는 숫자에 집착하기보다 ‘내 몸의 대사 환경’을 건강하게 만드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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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