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지간신경종 부르는 '여름철 신발'...뒤꿈치까지 잡아주는지 확인

▲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박유정 원장 
여름철에는 발이 노출되는 신발을 자주 신거나, 양말 없이 맨발로 활동하기 때문에 외관상 예쁜 발을 유지하고자 노력하게 된다. 하지만 시원하고 간편한 슬리퍼나 샌들이 오히려 발 건강을 해치며 못생긴 발을 만드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발 전체를 고정하지 못해 굳은살이나 통증이 생기면 발 변형을 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발 질환을 예방하려면 신발 선택 시 어떤 점을 유의해야 할까? 목동힘찬병원 정형외과 박유정 원장에게 여름철 신발 착용 시 주의사항과 발 질환 예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Q. 발 질환은 어느 계절에 가장 많이 발생하나?
A.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0년 3년간 무지외반증, 족저근막염, 지간신경종 등 대표 발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6~8월 여름철(471,145명)에 가장 많았다. 그 뒤로는 가을(435,164명)과 봄(374,650명), 겨울(340,930명) 순이었다.

Q. 여름철에 발 질환이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A. 여름에는 발을 시원하게 만들어주거나 날씨 변화에 맞게 신을 수 있는 오픈된 형태의 신발이 다양하다. 시원하면서도 간편하게 신고 벗을 수 있는 뮬, 블로퍼, 슬립온, 플립플랍 등도 인기다. 하지만 대체로 발 전체를 고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보행 시 근육이나 힘줄에 무리가 생긴다. 특히 보행패턴이 불안정해지고 발의 충격 흡수도 떨어져 여러 발 질환을 유발하기 쉽다.

장마철 비가 자주 오면 신는 레인부츠는 발이 젖지 않게 해주는 실용적인 신발이지만 무겁고 밑창이 딱딱해서 충격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이는 발바닥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Q. 발 질환 환자는 여성이 더 많은 편인가?
A. 발가락이 굽거나 발가락의 바닥과 등이 신발과 닿아서 생기는 굳은살 등 심미적 요인으로 인해 여성 환자의 비율이 확연히 많다. 남성보다 여성이 발이 노출되는 신발을 많이 신는 경향도 작용한다.

Q. 잘못된 신발을 착용하면 어떤 발 질환이 생길 수 있나?
A. 엄지 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는 ‘무지외반증’은 신발 때문에 생기는 대표적인 여성 발 변형 질환이다. 단순히 휘는 정도가 아니라 엄지 발가락이 옆으로 비틀어지면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또 발가락과 발허리를 잇는 관절이 붓고 아프며, 바닥에도 굳은살이 생기고 통증이 발생한다.

무지외반증은 보통 엑스레이 검사로 엄지발가락이 휜 정도가 15도 이상일 때 진단한다. 여성의 신발이 중요한 발병 원인이지만 여성이 남성보다 더 유연한 것도 변형이 많이 발생하는 원인이다. 무지외반증이 있으면 걸을 때 엄지발가락이 둘째 발가락을 밀어서, 다른 발가락의 변형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엄지발가락만 아픈 경우에는 신발을 신지 않으면 통증이 사라지지만 둘째 발가락이 아프기 시작하면 신발을 신지 않더라도 통증이 있다.

잘 맞지 않는 좁은 신발을 신을 때 좁은 공간에 발가락이 밀착되고 굽어져 있는 상태에서 발가락이 변형되기 시작해 망치처럼 구부러진 발가락을 ‘망치족지’라고 부른다. 무지외반증이 있는 경우에 여러 발가락이 신발과 닿아서 굳은살이 생기고 망치족지 변형도 잘 발생한다.

또 무지외반증을 앓는 여성에게 많이 동반되는 ‘지간신경종’은 발가락으로 가는 신경이 압박을 받아 두꺼워져 발가락이 저린 증상을 말한다. 신경종은 둘째와 셋째 발가락 사이와 셋째와 넷째 발가락 사이에 자주 생기는데 걸을 때 발바닥 앞쪽에 타는 것 같은 통증이 생기고, 발가락이 저리거나 감각이 떨어진다.

Q. 여름철 발 건강을 위한 신발 선택은?
A. 실용성과 스타일 외에도 발이 편한 지 보행에 지장을 주지 않는지도 살펴야 한다. 발 질환은 볼이 넉넉하고 쿠션이 좋은 편한 신발을 신는 것만으로도 증상을 많이 완화시킬 수 있다. 볼이 좁고 굽이 높은 신발을 오래 신지 않고, 발가락이 신발과 닿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름철 샌들의 경우 발뒤꿈치까지 단단하게 잡아줄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발의 길이와 넓이에 맞는 신발을 고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발가락이 꺾어지는 부위가 신발이 꺾어지는 부위와 일치하는지도 중요하다.

Q. 발 질환 예방법은?
A. 평소 발의 피로를 풀고 혈액순환을 개선해 발 질환을 예방하는 것은 아침저녁 샤워 후 양쪽 발을 5분씩 마사지하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발뒤꿈치 주무르기, 발바닥 쓸어 올리기, 손으로 발가락 젖히기, 양손으로 발목을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쓸어주기, 엄지발가락 옆 누르기를 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진다.

자기 전에 발을 정성스럽게 씻으면서 족욕이나 마사지를 해 주는 것도 질환 예방에 효과적이다.

책상에 앉아 일을 할 때도 가끔씩 맨발로 책상 모서리를 발바닥으로 긁거나, 둥근 캔을 발바닥으로 굴리거나, 손으로 발바닥 안쪽의 움푹한 곳을 꾹꾹 눌러주는 것이 좋다.


▲ 사진제공=힘찬병원 
Q. 발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운동법이 있다면?
A. 발가락 힘을 기를 수 있는 운동법 두 가지를 소개한다. 먼저, 발가락 사이에 스펀지를 넣고 힘을 줘 오므리기를 10초 유지한다. 발가락을 다시 펴 10초 유지하고, 이 동작을 10회 반복한다.

발가락으로 책장을 넘기는 운동도 근육 강화에 효과적이다. 의자에 앉아 책을 펼쳐 놓고 오른발로 책장을 거꾸로 넘긴다. 왼발은 책장을 앞으로 넘긴다. 한 번에 50페이지 정도 실시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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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