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몸이 제대로 기능하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비타민은 그 성질에 따라 크게 수용성과 지용성 두 그룹으로 나뉜다. 이 두 그룹은 체내 흡수, 저장, 배출 방식에서 근본적인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건강한 식습관과 영양제 섭취 계획을 세울 때 이러한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용성 비타민은 이름처럼 지방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고 있으며, 비타민 A, D, E, K가 여기에 속한다. 이들은 섭취된 후 지방질과 결합하여 림프관을 통해 흡수되며, 주로 간과 지방 조직에 저장된다. 마치 우리 몸의 작은 창고에 비축되는 것과 같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매일 섭취하지 않아도 체내 저장된 양으로 수 주에서 수 개월 동안 기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저장 능력은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 지용성 비타민을 권장량 이상으로 과도하게 섭취할 경우, 체내에 쉽게 축적되어 과잉증(중독증)을 유발할 위험이 있다. 특히 비타민 A와 D는 과잉 섭취 시 독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영양제를 복용할 때는 반드시 권장량을 지켜야 한다. 또한, 지용성 비타민은 지방이 포함된 식사와 함께 섭취할 때 흡수율이 높아지므로 식사 직후에 먹는 것이 효과적이다.

수용성 비타민은 물에 잘 녹는 성질을 가지며, 비타민 B군(B1, B2, B3, B5, B6, B7, B9, B12)과 비타민 C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은 소화된 후 곧바로 혈액에 흡수되어 전신을 순환하며, 주로 우리 몸의 신진대사와 에너지 생성 과정에서 조효소(Co-enzyme) 역할을 수행한다.
수용성 비타민의 가장 큰 특징은 체내에 거의 저장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필요량 이상으로 섭취된 양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쉽게 배출되기 때문에, 과잉증 위험은 매우 낮다. 하지만 이는 반대로 결핍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수용성 비타민은 금세 몸 밖으로 빠져나가므로, 매일 꾸준히 섭취하여 보충해 주어야 한다.
또한, 수용성 비타민은 물과 열, 빛에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채소나 과일을 씻거나 조리하는 과정에서 쉽게 파괴되거나 물에 녹아 손실될 수 있으므로, 되도록 신선한 상태로 빠르게 섭취하거나 낮은 온도로 조리하는 것이 비타민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법이다.
결론적으로, 건강한 삶을 위해서는 두 가지 비타민을 모두 적절하게 섭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용성 비타민은 과잉 축적을 피하도록 복용량을 조절하고, 수용성 비타민은 매일 규칙적으로 섭취하여 결핍을 예방해야 한다. 자신의 식습관을 점검하고, 부족한 비타민이 있다면 음식이나 영양제를 통해 균형 있게 보충하는 것이 건강 관리의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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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형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