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족 최대의 명절 한가위는 가족과 친지가 한데 모여 풍성한 음식을 먹고 정을 나누는 즐거운 시간이다. 하지만 명절이 끝나고 나면 ‘속이 더부룩하다’, ‘머리가 아프다’, ‘허리가 뻐근하다’와 같은 호소가 병원마다 늘어난다. 생활 패턴이 바뀌고 과식·과음, 스트레스와 장거리 이동이 겹치면서 각종 질환이 악화하기 때문이다.
가장 흔한 것은 소화기 질환이다. 기름진 전과 고칼로리 음식, 송편 등을 과식하면 소화불량이나 위경련, 설사로 이어진다.
명절 음식은 맛있지만 위장에는 큰 부담이 된다. 음식을 천천히, 적당히 먹고 술도 자신의 주량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하면 단순한 소화불량이 아닌 위염이나 역류성식도염일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명절 스트레스, 이른바 ‘명절 증후군’도 흔하다. 특히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주부들에게 두통, 불면, 가슴 두근거림 같은 증상이 적지 않다. 가족 간 역할을 나누고 명절 뒤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증후군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스트레스가 2주 이상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적응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 진료를 권한다.
귀성·귀경길 장거리 운전은 허리와 목, 어깨 건강을 해친다. 오랜 시간 같은 자세로 운전하면 척추에 큰 압력이 가해지고, 부엌일을 오래 하면 무릎관절에도 무리가 따른다. 운전은 한두 시간마다 쉬어주고, 음식 준비 중에도 틈틈이 스트레칭을 해야 한다. 연휴 뒤에도 통증이 계속되면 척추·관절 질환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또 하나 주의해야 할 점은 감염병과 식중독이다. 음식을 미리 조리해 보관하면 상하기 쉽고, 여러 사람이 함께 먹을 경우 집단 식중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를 예방하려면 손을 깨끗이 씻고, 남은 음식은 바로 냉장 보관하며, 의심되는 음식은 과감히 버려야 한다.
성묘나 산행 등 야외활동 시에는 쯔쯔가무시증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얇은 긴팔 옷을 입고, 벌레 기피제를 사용하며, 귀가 후에는 반드시 샤워와 옷 세탁을 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아울러 홍역 등 해외 유입감염병과 코로나19 역시 명절 연휴동안 특히 조심해야 한다.
특히 고혈압·당뇨 같은 만성질환자들은 연휴 동안 생활리듬이 깨지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연휴라고 약 복용을 소홀히 하면 합병증의 위험이 커진다. 약을 반드시 챙기고 혈압·혈당을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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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