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한풀 꺾였지만, 여전히 잦은 복통과 설사로 고생하는 이들이 많다. 이러한 증상은 흔히 배탈로 치부하기 쉽지만, 반복될 경우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 있다. 특히 증상이 비슷한 과민성장증후군과 식중독은 원인과 치료법이 전혀 달라 정확한 구분이 필요하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대장에 특별한 이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복통이 수개월간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기능성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스트레스, 불규칙한 식습관, 그리고 장과 뇌를 잇는 신경계의 소통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설사, 변비, 복부 팽만감 등 증상에 따라 설사형, 변비형, 혼합형 등으로 나뉘며, 비감염성 질환이라 타인에게 전염되지 않는다.
진단은 증상으로만 판단하기 어려워, 대장내시경이나 복부 영상 검사에서 별다른 기질적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 기능성 질환으로 의심해 볼 수 있다.
반면 식중독은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성 미생물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해 발생하는 급성 감염성 질환이다. 오염된 음식을 먹은 후 48시간 내에 갑작스러운 복통과 설사가 시작되며, 종종 고열이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식중독은 대부분 수일 내에 자연적으로 회복되지만, 탈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상이 심할 경우 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생제나 지사제를 사용하기도 한다.

두 질환의 가장 큰 차이점은 증상 발생 시점과 지속 기간이다. 과민성장증후군은 복통이 주 1회 이상, 6개월 이상 지속되는 만성적인 경향을 보이지만,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 섭취 후 며칠 내에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특징이 있다.
만약 만성적인 복통과 설사에 시달린다면 과민성장증후군일 가능성이 높고, 특정 음식을 먹은 후 갑자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식중독일 가능성을 의심해 볼 수 있다.
과민성장증후군은 개인별 증상에 맞춰 치료가 이뤄진다. 설사형은 장운동 조절제를, 변비형은 완하제 등을 사용하며,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저용량 항우울제나 인지행동치료가 병행되기도 한다. 또한, 장내 가스를 유발하는 FODMAP 식품(콩, 유제품, 밀가루, 탄산음료 등)을 줄이는 것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중독은 오염된 음식을 피하는 것이 최선이다. 여름이 지났다고 방심하지 말고, 날음식이나 오래된 음식은 삼가고 충분히 익혀서 섭취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급성 감염 질환으로, 기온이 높을 경우 해산물 등 날음식은 삼가고 충분히 익힌 음식을 섭취하고, 오래된 음식은 피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복되는 복통과 설사를 단순한 배탈로 여기기보다는, 증상의 특징을 잘 살펴보고 필요 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건강한 장을 지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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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