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암’ 담도암, 황달 나타났을 땐 이미 진행 중?

▲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신일상 교수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우리가 섭취한 지방의 소화를 돕기 위해 담도를 지나 십이지장으로 이동한다. 이 소중한 ‘담즙의 길’에 악성 종양이 생기는 질환이 바로 담도암(담관암)이다. 담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침묵의 암'이라 불리며, 진단 시 이미 병기가 진행된 경우가 많아 예후가 까다로운 암 중 하나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정밀 진단 기술과 맞춤형 항암 치료의 발전으로 치료의 패러다임이 변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소화기내과 신일상 교수와 함께 담도암의 주요 증상부터 부위별 맞춤 치료 전략까지 알아본다.

Q. 담도암은 왜 발생하며, 특별히 위험한 고위험군이 따로 있나?
A. 담도암의 원인을 단 한 가지로 특정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담관에 만성적인 염증을 일으키거나 담즙 정체를 유발하는 질환들이 암 발생 위험을 크게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으로는 간내 담석, 간흡충(간디스토마) 감염, 원발경화성담관염, 그리고 담도 낭종 등이 꼽힌다. 이러한 기저 질환이 있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담도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Q. 담도암의 발생 위치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 이유는?
A. 담도암은 발생 위치에 따라 크게 간 내부에 생기는 '간내담도암'과 간 외부 통로에 생기는 '간외담도암'으로 구분한다. 특히 간외담도암은 다시 간의 입구 쪽에 생기는 ‘간문부 담도암’과 십이지장에 가까운 ‘원위부 담도암’으로 세분화된다. 이렇게 부위를 꼼꼼히 나누는 이유는 위치에 따라 수술 범위는 물론, 막힌 담즙을 빼내는 배액관 선택 전략, 그리고 향후 항암 치료 계획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상 검사를 통한 정확한 병기 평가가 치료의 첫걸음이라 할 수 있다.

Q. 초기 증상은?
A. 안타깝게도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다만 종양이 담즙이 지나가는 길을 막게 되면 비교적 일찍 ‘황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나 눈의 흰자위가 노랗게 변하거나, 소변 색이 콜라처럼 짙어지는 경우, 반대로 대변 색이 회색빛으로 옅어지는 변화가 있다면 즉시 검사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도 이유 없는 가려움증, 소화불량, 급격한 체중 감소 등이 동반될 수 있는데, 이는 다른 질환과 혼동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감별 진단이 필요하다.

Q. 치료는 어떻게?
A. 가장 먼저 수술이 가능한지 여부를 평가한다. 수술이 가능하다면 침범 부위에 따라 간 절제술을 시행하거나, 원위부 담도암의 경우 췌장과 십이지장 일부까지 절제하는 대수술인 ‘휘플 수술’을 진행하기도 한다. 수술이 어려운 경우에는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시행하게 된다. 최근에는 젬시타빈과 시스플라틴 병합요법에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임핀지)을 더하는 치료가 주요 선택지로 자리 잡았다. 또한, 차세대염기서열분석(NGS) 기술 덕분에 환자의 유전자 특성에 맞는 표적항암제 등 맞춤형 치료의 폭도 매우 넓어졌다.

Q. 치료 과정에서 ‘배액술’은 어떤 역할을 하나?
A. 담도암 치료 중 담도가 좁아지거나 염증이 생기면 황달과 함께 고열, 복통이 발생한다. 이를 방치하면 간농양이나 패혈증으로 이어져 항암 치료조차 이어갈 수 없는 위험한 상황에 빠진다. 이때 내시경을 이용해 막힌 담즙을 원활하게 배출시켜 주는 ‘내시경적 배액술’이 필수적이다. 환자의 상태를 안정시켜 다음 단계의 치료를 가능하게 만드는 일종의 ‘치료 지지대’ 역할을 하는 셈이다.

Q. 마지막 조언 한마디
A. 담도암은 까다로운 병이지만, 기술의 발전으로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작은 신체 변화라도 가볍게 넘기지 마시고, 적절한 시기에 병원을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하신다면 분명 좋은 결과를 얻으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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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