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산 직후 많은 산모는 설렘과 동시에 현실적인 고민에 직면한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바로 모유 수유의 기간과 지속 여부다. 육아의 피로가 쌓이고 일상 복귀를 준비하다 보면 모유 수유는 간혹 선택의 문제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모유 수유가 단순한 선택을 넘어 아기의 평생 건강을 좌우하는 중요한 기초 과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모유는 아기가 태어나 처음으로 접하는 음식 중 가장 완벽하고 이상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다. 단순히 배를 채우는 영양 공급원을 넘어, 아기의 성장 발달에 필수적인 영양소와 외부 감염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강력한 면역 성분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기 때문이다. 소화와 흡수가 뛰어난 것은 물론, 수유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엄마와 아기의 피부 접촉은 아기의 정서적 안정과 사회성 발달에 결정적인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이유로 엄마와 아기 모두 건강한 상태라면 모유 수유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렇다면 모유 수유는 구체적으로 언제까지 지속하는 것이 좋을까? 이에 대해 의학적으로 엄격하게 정해진 마감 기한은 없으나, 권장되는 기준은 명확하다. 대한모유수유의사회와 세계보건기구(WHO), 유니세프 등 공신력 있는 기관들은 생후 24개월 이상 모유수유를 지속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최근 해외 연구에서도 모유를 생성하는 유선 조직이 출산 전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는 데 약 15개월이 소요된다는 점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는 여성의 신체가 장기 수유를 감당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물론 시기에 따라 보충해야 할 요소는 있다. 모유는 완벽한 영양원이지만,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아기의 성장 속도에 비해 철분 등 일부 영양소가 부족해질 수 있다. 따라서 이 시기부터는 반드시 이유식을 병행하며 영양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돌 이전까지는 모유를 주된 영양원으로 유지하되 이유식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돌이 지난 후에도 가능하다면 일반 우유보다는 모유 수유를 우선하는 것이 아기의 면역력을 지키는 데 훨씬 유리하다. 일각에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모유의 영양가가 떨어진다고 오해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1년이 지나더라도 면역 성분의 질과 양은 크게 감소하지 않는다.
수유를 마무리하는 과정인 '단유' 역시 시작만큼이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단유는 단순히 끊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성장 단계로 넘어가는 자연스러운 이별의 과정이다. 따라서 단순한 편의나 심리적 부담 때문에 갑작스럽게 수유를 중단하기보다는, 수유 횟수와 양을 서서히 줄여가며 엄마와 아기 모두가 신체적·정서적으로 적응할 수 있는 '단계적 단유'를 실천하는 것이 좋다. 다만 산모의 건강 상태가 나쁘거나 특정 질환으로 인해 치료가 필요한 특수한 상황이라면 전문가와 상의하여 적절한 중단 시기를 결정해야 합니다.
모유 수유의 시작과 끝은 시기에 얽매이기보다, 엄마와 아기의 유대감을 바탕으로 자연스럽고 부드럽게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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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