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 알레르기 질환, 나이 따라 형태 다양해

▲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유미 교수 

본격적인 봄이 도래해 화창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요즘과 같은 환절기에는 기본적으로 면역력이 약해지고 잔병치레가 늘게 된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어른들보다 환경 변화에 훨씬 예민하게 반응, 알레르기를 앓고 있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에 대해서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박유미 교수와 함께 알아본다.

Q. 알레르기 질환이란?
A. 우리 면역체계가 꽃가루나 먼지, 애완동물 털 같은 알레르겐(알레르기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항원)에 과잉 반응할 때 발생하는데, 최근 환경오염이나 다양한 가공식품 등으로 알레르기 질환을 앓는 아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Q. 환절기에 더욱 주의해야 하는 이유
A. 환절기가 되면 급격한 기온 변화에 아이들의 몸이 적응하지 못하면서 면역력이 떨어지고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 쉬워진다. 특히 알레르기 질환은 기온 변화와 함께 실내외 오염물질과 스트레스 등으로 더욱 악화할 수 있다.

Q. 알레르기 질환의 원인은?
A.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태어날 때부터 타고난 체질, 즉 유전적 요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음식 등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과의 상호작용으로 질환의 발생과 증상의 발현이 영향을 받게 된다.

Q.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은?
A. 연령에 따라 연이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아이가 태어나 음식을 처음 접하게 되면서 경험하게 되는 식품 알레르기와 이로 인해 피부에 증상이 나타나는 아토피 피부염, 돌 이후에는 천식과 구분되지 않는 천명 기관지염이 나타나고, 4세경에 이르면 심한 기침으로 나타나는 소아 천식, 이어 알레르기 비염 등으로 이행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흔히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특징을 알레르기 행진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Q. 알레르기 행진은 모든 아이들이 똑같이 겪게 되나?
A. 모든 아이들이 똑같은 경과를 겪게 되는 건 아니다. 환경에 따라 증상들이 시기적으로 일찍 또는 늦게 나타나기도 하고, 특정 질환이 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날 수 있다. 또 모든 증상을 거쳐 순차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여러 증상들이 동시에 나타나는 아이들도 있다.

Q. 주요 증상은?
A. 증상은 다양한 형태를 보인다. 식품 알레르기나 아토피 피부염은 두드러기 같은 발진이나 심한 가려움증, 태열 같은 습진 형태로 발현한다. 천식은 만성 기침이 주된 증상이며, 밤마다 심한 기침을 하거나 호흡곤란이 있고 숨이 답답한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장기간 반복되는 기침, 코막힘, 코가려움증, 눈을 심하게 비비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Q. 소아 알레르기 질환이 증가하는 원인은?
A.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서구화된 생활습관, 식습관과 함께 ‘위생 가설’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위생 가설은 전에 흙을 만지며 자란 아이들, 즉 여러 가지 병을 앓고 스스로 회복했던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고 알레르기 반응이 낮아 질환이 적은 반면, 요즘처럼 너무 깨끗한 환경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그렇지 못해 알레르기 질환에 취약하다는 이론이다.

Q. 관리 및 치료
A. 아토피 피부염은 약한 피부장벽에 대한 관리가 가장 중요한 치료원칙으로 피부과와의 협진을 통해 주로 보습과 목욕법 등 교육을 진행하고, 혈액 검사로 원인이 되는 알레르겐을 파악한 후 회피하는 방법 등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또 적정량의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를 피부에 바르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치료를 할 수 있다. 피부과를 통해 진행되는 광선 치료도 아이들의 아토피를 치료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천식은 우선 폐기능검사를 통해 아이의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중증도에 맞춰 흡입용 증상조절제를 꾸준히 사용하거나 필요할 때마다 추가적으로 증상완화제를 쓰면서 폐기능이 좋아지는 것을 추적 관찰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비강 내에 분부하는 스테로이드를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고 동반되는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항히스타민, 항류코트리엔제 등 경구약제를 병용해 치료한다.

아울러 소아 알레르기 질환 치료법 중 최근 주목받고 있는 것은 면역치료다.

Q. 면역치료란?
A. 알레르기 질환이 만성질환이다 보니 오랫동안 약이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성장 저하나 부작용 걱정으로 면역치료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알레르기 면역요법인 피하 주사 치료의 경우 이미 수십 년에 걸쳐 비염에 대한 확실한 효과가 입증됐고, 천식과 아토피피부염에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보인다는 연구가 보고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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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숙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