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뇨병과 비만병의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특히 젊은 환자층의 급증하므로 국가적·개인적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단순히 체중이 많은 것을 넘어 만성 질환을 유발하는 임상 비만병의 개념과 당뇨병 환자의 비만 관리법에 대해 부천세종병원 내분비내과 김종화 과장과 함께 알아본다.
Q. 당뇨병과 비만병이 밀접한 관계인 이유는?
A. 당뇨병과 비만병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특히 젊은 당뇨병·비만병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 굉장히 충격적다. 2017년 이후 청년 당뇨병 환자(19~33세)의 체질량지수(BMI) 및 허리둘레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 이들 중 87%가 비만에 해당하며, 84%가 복부비만을 동반하고 있다. 이들은 향후 20여 년 후에 각종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매우 크다. 스스로의 관리가 중요하며, 나아가 국가적 차원의 대책 마련도 시급한 상황이다.
Q. 비만을 판단하는 국제 기준인 체질량지수(BMI)와 임상 비만의 개념이란?
A. 비만은 말 그대로 몸속에 지방이 많은 것을 뜻한다. 국제기준(WHO)은 체질량지수(몸무게(㎏) / 키(㎡))가 30 이상일 경우를 비만으로 본다. 다만,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국가는 서양인과 체구 차이를 고려하여 BMI 25 이상일 때 비만으로 판단한다.
그러나 BMI만으로 비만을 판단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지방량을 직접 측정하지 못하고, 지방의 분포를 보여주지 못하며, 무엇보다 이 지방이 건강에 어떤 문제를 일으키는지를 알려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최근에는 임상 비만(Clinical Obesity)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자리 잡고 있다. 임상 비만이란 과도한 체지방량으로 인해 신체 기관 기능이 비정상적으로 저하되고, 이로 인해 다양한 만성 질환이나 합병증이 유발되는 만성적이고 전신적인 질병 상태를 뜻한다. 단순히 BMI를 넘어 체지방량, 근육량, 허리둘레, 비만 관련 합병증의 유무, 운동능력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한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비만을 ‘임상적 비만병’과 아직 장기 기능은 정상이나 질환 발병 위험이 높은 ‘임상적 비만병 전 단계’로 구분하고 있다.
Q. 비만 중에서도 특히 허리둘레가 중요한 이유는?
A. 대한비만학회 연구 결과를 보면, 체질량지수가 증가하면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의 발생률이 올라간다. 그런데 체질량지수가 낮더라도 허리둘레가 큰 복부비만이면 비만 동반 질환의 위험도가 눈에 띄게 상승한다.
다시 말해, BMI도 중요하지만 허리둘레가 더 중요합니다. 복부 지방, 즉 뱃살을 빼야 비만과 관련한 동반 질환이 생기는 것을 줄일 수 있다. 실제로 대한민국 당뇨병 팩트 시트(2024)를 보면, 당뇨병 유병자 중 절반 이상인 61.2%가 복부비만을 동반하고 있었다.
Q. 당뇨병 환자가 복용하는 약물 중에도 비만을 유발하는 경우가 있나?
A. 그렇다. 당뇨병약 중에서도 체중을 증가시키는 약물이 있다. 가장 대표적으로 인슐린이 있다.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거나 인슐린 저항성을 좋게 해주는 일부 약제도 체중 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 또한, 당뇨병 환자 중 우울증 등으로 인해 향정신성 약물을 투여하는 경우에도 해당 약물이 체중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환자는 항상 자신이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알고, 주치의와 긴밀한 상의를 통해 체중 증가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약을 선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Q. 당뇨병 환자의 비만 관리 목적과 치료법은?
A. 비만병 치료의 목적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닌, 비만병에 의한 질병 위험의 감소와 건강 증진이다. 고혈압, 2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심장마비, 뇌졸중 등의 대사 이상에 의한 질환이나 관절염, 허리 통증, 수면 무호흡증 등 과도한 체중에 의한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함이다.
우선 5~10% 정도의 체중 감소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임상적으로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식사 치료와 지속적인 유산소·저항·유연성 운동치료를 시행한다.
여기에 부가적으로 약물 또는 수술 치료를 고려한다. 약물치료는 대규모 임상 연구를 기반으로 승인된 약제를 사용하며, 투약 후 3개월 내 5% 이상 체중 감량이 없다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중단해야 한다. 약물치료로도 효과가 없을 경우 위를 절제하는 등의 비만대사수술을 선택할 수도 있다.
Q. 마지막 당부의 한 말씀?
A. 당뇨병 환자의 비만도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곧 각종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답은 간단합니다. '비만병이 없어야 당뇨병도 없고, 당뇨병이 없어야 비만병도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혹여 질병이 이미 있다고 하더라도 의지를 갖고 주치의와 긴밀히 상의하여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해야 건강한 미래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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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윤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