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이식 수혜자, 로봇 수술로 상처 감춘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 ‘세계 최초’ 성공

▲ 사진제공=서울대학교병원 

생체 장기이식은 생명을 살리는 위대한 의술이지만, 기증자와 수혜자 몸에 남는 상처는 환자들에게 평생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눈부신 의학의 발전은 이러한 고민을 덜어줄 것으로 보인다.

2017년, 세계 최초로 순수복강경 기증자 간절제술 100례를 돌파해 신기원을 이뤘던 국내 의료진이 이번에는 수혜자의 간이식도 로봇과 복강경을 이용해 상처를 감추는 데 성공했다. 환자들의 배 중앙에는 커다란 ‘시옷자’형 상처 대신 작은 구멍 몇 개만 남았을 뿐이다. 간의 적출과 이식을 위해서는 치골 부위를 절개하는데 이 부분은 대개 하의 속옷을 통해 가려진다.

서울대병원 간이식팀(서경석 이광웅 이남준 최영록 홍석균 한의수)은 지난 4월 순수복강경으로 기증자의 간을 절제해 역시 순수복강경으로 수혜자에게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6월에는 51세 자가면역 간경변증 환자와 60세 간세포암 환자에게 복강경-로봇 하이브리드(복합) 수술로 이식했다. 이어 최근에는 63세 원발성 담도경화증 환자와 49세 간경변 환자에게 순수로봇이식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순수복강경 기증자 간 절제술은 500번째를 달성했다. 모두가 세계 최초다.

장기이식은 외과계 수술 중에서도 난이도가 높다. 기증자에서 복강경 수술로 간절제를 하는 것도 까다롭지만 특히 수혜자에 이식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겼다. 그동안 수혜자의 배를 열지 않고 복강경과 로봇을 이용해 이식하는 것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시행하지 못 했다.

서경석 교수는 “이번 수술은 수혜자에게 순수 복강경-로봇으로 간이식을 한 세계 최초의 쾌거”라고 의의를 밝혔다. 이어 “수혜자도 커다란 수술 상처에서 해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주 발생하는 폐와 상처의 합병증도 줄이고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대병원의 이번 성과는 생체 간이식 활성화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식학회지(American Journal of Transplantation)', '영국외과학회지(British Journal of Surgery)' 등 세계적인 저널에 연구 성과가 출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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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진 기자 다른기사보기